최근 프로그래머와 연봉 인상에 대한 생각
( 이글은 작성자의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 담겨 있음을 사전에 알려드립니다. )
2021년 3월. 년초가 지나고 한창 연봉에 대해 얘기가 오갈 시기이다. 물론 회사마다 다르지만 어떤 곳은 1~2월에 연봉 협상이 완료되기도 하고 늦은곳은 3~4월 사이에 연봉 협상을 하기도 한다.
사실 대한민국은 아직까지도 “연봉 협상”에 대한 개념이 정확히 잡혀 있지 않다. 그 이유는 많은 회사들이 “연봉 협상”을 형식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식적이라고 하는 것은 사측과 직원간에 협상을 하기 보다는 연봉 계약 서류에 사인만 하고 협상은 하지 않은 것을 뜻한다. 실제 사측과 지원간 연봉 협상을 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고 알고 있다.
난 현재 직장에 이직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직은 자발적이기 보다는 직전 회사에 상황에 힘입어 어쩔 수 없지 한 타의적 이직에 가깝다. 2021년 초에 이직을 한 터라 난 연봉 협상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연봉 협상 시즌의 분위기를 느끼지 않지만 다른 직원들은 직접적으로 “연봉 협상”에 대해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현재 재직중인 회사에서 연봉 협상은 보통 3월에 진행되지만 이번에는 별도로 연봉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3월 월급은 각 직원들에게 지급이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연봉 협상”을 하지 않은채 월급이 지급되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몇 % 정도 인상된 금액으로 월급이 지급되었다는 것이다. 즉 “연봉 협상”을 거치지 않은채 월급이 지급된 상태다.
몇몇 직원들은 불만을 토로했지만 시국이 시국이니만큼(코로나 19의 영향) 동결이 되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보기도 했다. 현 회사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은 “연봉 협상”을 거치지 않고 월급이 지급된 것에 대해 갸우뚱 했지만 알고 보니 이 회사는 원래 “연봉 협상”을 하던 회사가 아니라고 한다. 가끔가다 한번씩 “연봉 협상” 이라는 것을 한다고 한다. 그 외에는 단순히 싸인만 하는 “통보” 방식이다.
직장 생활을 십수년 했지만 여태까지 나 조차도 “연봉 협상” 이라는 것을 해본적인 딱 1번 있다. 그것도 신입 시절에 말이다. 십여년 전의 일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내 연봉은 정말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현재는 웬만한 신입들도 최소 연봉 3천만원 정도를 받고 있는 추세이지만 당시만 해도 경력 4년차인 내가 2천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받고 있었다. 그정도로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던 셈이다. IT 직종에 종사하고 프로그래머이지만 내가 생각해도 너무 하다는 생각에 “연봉 협상” 이라는 것을 한다고 하니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하지만 이내 나의 어필은 “약간 건방진” 직원으로 평가받기에 이른다. 당시 사측의 협상 담당자는 경영지원팀 팀장이었는데 내 연봉 책정을 단순히 “매출” 로 평가하는 것이다. 사실 어이가 없다. 프로그래머의 성과를 단순히 매출로 평가를 한단 말인가? 그 말인즉 아무리 내가 열심히 코딩을 한다고 한들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 내 연봉 인상은 어렵다는 뜻이 된다. 이내 그동안 내 나름대로 고생한 걸 생각하니 열이 받기 시작했다.
프로그래머는 매출로 평가되어야 할 직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매출을 떠나서 회사에서 요구한 결과물에 대해 “개발” 이라는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매출에 상관없이 일종의 노동의 댓가로 지급되어야 하는게 맞다. 회사에서 필요로 해서 프로그래머를 고용하고 업무를 시켰으면 그에 상응하는 임금을 받아야 한다. 이는 매출과는 별개이다.
결국 난 이직을 통해 “연봉 인상”을 할수 밖에 없었다. 당시의 회사에서 아무리 코딩을 하고 개발을 한들 적절한 임금을 받을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하지만 당시에 크게 착각했던 것 중 하나가 무작정 이직을 하면 연봉이 인상 될거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4년차라고 해도 검증되지 않고 재직중이지 않은 프로그래머에게 많은 연봉을 지급하려는 회사는 많지 않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이직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아직 경험도 없었거니와 면접을 봐도 합격한 회사는 죄다 전직장 연봉을 들먹이며 기껐해야 2백만원에서 3백만원 정도 인상된 금액이었다. 2백만원 이상 인상된것은 어찌보면 많을지 모르겠지만 2천만원 중반대의 연봉을 받고 있던 나로서는 솔직히 거기서 거기였다. 당시에 내게 3천만원 이상 연봉을 제시하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이내 현실을 느꼈던거 같다. 프로그래머를 채용하길 원하는 회사는 꽤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적절한 연봉을 지급하려는 회사는 단 한군데도 없었다. 한편으로는 회의감도 몰려오기 시작했다.
4년동안 프로그래머로 생활하면서 맡은 바를 충실히 했고 어느정도 경력을 쌓았다고 생각했지만 현 직장에서 낮은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던게 걸림돌이 된듯 하다. 여러 군데를 면접을 보고 내 기준만 어느정도 맞게 준다고 하면 이직을 할 의사가 있었지만 그렇지 못하자 앞으로 이 직업을 지속해야 될지 의문도 들기 시작했다.
그래도 두드린 끝에 결국 이직에는 성공했다.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희망 연봉의 90% 수준까지 준다고 하니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인맥을 통하지 않고는 검증되지 않은 4년차 프로그래머에게 높은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는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후 직장생활에서 연봉 협상을 해본적이 없다
프로그래머로 계속 생활을 하려면 본인 스스로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자의던 타의던 프로젝트를 수행하려면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끊임없이 습득해야 하고 생소하고 모르는 분야에 도전해야 한다. 물론 큰 틀에서 자신의 영역을 아예 바꿀수는 없지만 개발을 하다 보면 수많은 난관에 직면하게 된다.
프로그래머는 그래서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자신 나름대로의 무형의 자산을 보유하게 된다. 이 자산은 프로그래머 누구나 가지고 있지 않다. 오직 나만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 반드시 있으며 이걸 토대로 더 나은 직장과 연봉을 지급받을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경력이 늘고 스킬이 쌓인다고 해도 국내 IT 회사들의 프로그래머에 대한 대우는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한 회사에 오래 다니기도 어려울 뿐더러 오래 다닌다고 해도 해년마다 하는 “연봉 협상”은 사실 큰 의미가 없었다. 그 이유는 “연봉 협상”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글을 보는 직장인들이나 프로그래머들도 경험 해봤겠지만 “연봉 협상”은 말이 협상이지 “연봉 통보”가 더 맞는 용어일지 모른다. 그 이유는 이 글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사측과 직원간에 “협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측에서 제시한 연봉에 단순히 싸인만 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프로그래머가 연봉에 불만을 갖고 이의를 제기한다고 해도 회사가 시큰둥 하면 결국 프로그래머 스스로가 이직을 하던지 퇴사를 해야 한다.
나도 지금까지 회사를 다니면서 “연봉 협상”을 해본적이 딱 한번 있다. (글 서두에서 언급했던 4년차때..) 그 이후로는 이직을 할때 빼고는 재직중인 회사에서 “연봉 협상” 이 아닌 “연봉 통보”를 받고 싸인을 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연봉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그건 팩트이다. 그런데 자발적으로 인상된 적은 거의 없다. 이게 무슨말일까?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동안 한 회사에 있었지만 재직중에 연봉 인상률이 파격적으로 된적은 거의 없다. 제일 많았을때가 대략 현재 연봉의 9% 정도?(딱한번) 그 외에는 1%~3% 이내 혹은 동결 수준이었다. 그럼 연봉을 어느때 가장 많이 올렸을까?
바로 이직을 할때다.
사실 내가 이직을 할때는 내 스스로가 현재 받는 연봉에 불만을 품고 이직을 결심한 적은 없다. 대부분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거나 다니다 보니 프로세스가 엉망인 것을 깨달았을때 비로서 “이직”을 결심하고 이직을 실행하였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직을 할때에 연봉은 가장 많이 올랐다.
현재 재직중인 회사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직전에 받았던 연봉이 낮은 수준이 아니었던 터라 큰 기대를 하진 않았었다. 그러나 현 회사로 이직이 결정된 후 경영팀과의 연봉 협상에서 10% 정도를 올려받고 들어왔다. 코로나 시국이고 내 연봉이 적진 않았지만 10% 인상은 내 입장에선 꽤나 많이 올려받았다고 볼 수 있다. 재직중일때는 딱 한번 9%를 올려받은 적이 있었다.
참 아이러니 하다.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기존에 재직하고 있는 프로그래머들의 대우에 더 신경써야 하는게 맞는 이치일 듯 하다. 분야를 막론하고 회사에 재직하고 있는 프로그래머들은 회사의 기여도가 낮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발일을 해보면 느끼지만 기존에 개발이나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사람이 빠지고 새로 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회사에 반드시 마이너스 요소이다.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은 단순히 인력만 땜빵한다고 해서 금방 채워지는 업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력이 부족하고 회사에서 많은 프로젝트에 기여하고 있는 프로그래머라면 더더욱 그럴것이다. 이들 프로그래머에게 적절한 연봉을 지급하며 붙잡아 두는게 나을까? 아니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인건비가 싼 프로그래머를 새로 고용하는게 나을까? 나라면 당연히 전자를 선택할 것이다.
물론 이건 단순히 나만의 주관적인 입장이라고 얘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업무 효율성이나 리소스 관리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기존의 재직중인 프로그래머에게 연봉을 인상을 해서라도 잡아두는게 훨씬 더 비용적으로도 나을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대한민국의 IT 혹은 프로그래머들을 고용하고 부리는 회사들은 그런 마인드가 아닌 곳이 너무나 많다. 최대한 인건비를 줄이거나 필요 인력에 비해 적게 뽑으면서 최대한 많은 효과를 누리려고 하고 있다. A라는 프로그래머가 회사에 많은 기여를 했고 많은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있지만 경영상 어렵다는 이유로 A라는 프로그래머에게 적절한 연봉을 지급하지 않는다. 그 A라는 프로그래머가 연봉에 불만을 품고 퇴사한다고 하면 많은 회사들이 이런 의견을 내놓는다. “사람이야 다시 뽑으면 되지 뭐…”
대기업 특히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같은 IT 대기업들은 프로그래머들의 대우가 좋다고 들었지만 그 외에 중견이나 중소 회사들은 아직도 싼맛에 부리려고 하는 곳이 너무 많다. 물론 이런 마인드는 IT 분야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분야의 경영자들도 가지고 있는 곳이 아직도 많다.
미국이나 다른 선진국들의 프로그래머들에 비해 아직도 열악한 대우를 받는 대한민국의 프로그래머 생활을 하던 도중, 최근에 뭔가 달라진 분위기를 언론을 통해 느낄 수 있는거 같다.
“넷마블”이 쏘아올린 작은 공
넷마블이라는 게임 회사를 들어봤는가?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잘 알고 있는 회사일 것이다.
최근에 입주하기로 한 넷마블의 구로 신사옥의 모습이다. 회사 규모가 커지다 보니 요렇게 신사옥도 열심히 지어서 더욱더 규모를 키울 모양인가 보다. 넷마블은 게임 대기업인 NC소프트, 넥슨 등과 더불어 게임 회사중에 규모가 큰 회사중 하나다.
사실 넷마블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 넷마블 뿐만 아니라 게임 회사들의 이미지가 그리 좋지는 않은 편이다. 그 이유는 “장시간 초과 근로”가 만연해 있는 기업 문화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넷마블의 경우에는 “구로의 등대” 라고 불릴 정도로 밤낮을 가리지 않는 장시간 근로로 유명하던 곳이다. 결국 장시간 근로를 하던 게임 프로그래머가 사망하던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의 매출과 규모는 나날이 성장해 갔지만 정작 회사를 성장하게 한 프로그래머들의 근로 환경은 매우 열악했던 상황이었다. 장시간 근로는 기본이고 거기에 걸맞는 대우나 수당을 적절히 지급하는 것도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연봉을 많이 지급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한 댓가에 비하면 결코 많은 연봉이 아닌 셈이다.
프로그래머가 아닌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하루종일 단순히 책상에 앉아서 모니터를 쳐다보고 키보드만 두드리는 프로그래머들이 뭐가 힘드냐고 되묻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것도 건강에 매우 좋지 않을 뿐더러 적절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지 않고 하루종일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개발에 대한 압박을 받는 것은 꽤 중노동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넷마블에서 개발을 하던 프로그래머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다가 정부에서 “주 52시간”을 강제로 도입하니 그나마 생색이라도 냈던 모양이다.
게임 업계는 아니었지만 같은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충분히 공감이 가고도 남았다. 나 스스로도 장시간의 초과 근로나 야근에 대해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넷마블”에서 프로그래머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을 보니 어찌보면 화가 나기도 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회사의 매출에 큰 도움을 주었건만.. 여전히 프로그래머들의 대한 대우는 박하고 장시간 근로는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서도 여전한 편이다.
그렇게 이미지가 좋지 않던 “넷마블” 에서 올해 초에 깜짝 뉴스를 발표했다.
시작은 “넥슨”이 했다지만 여기에 바로 맞대응 하는 넷마블도 마찬가지로 전직원에게 연봉 “800만원 인상” 이라는 꽤 쇼킹한 대응을 하게 된다. 이미 넥슨이나 넷마블등은 규모가 큰 대기업이라고 하지만 연봉을 800만원씩 전직원에게 인상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난 대기업에 속하는 회사에 재직해 본적은 없었지만 내 경험으로 봤을때 “연봉 인상”은 꽤나 어렵다. 다 오르는데 내 월급은 안오른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프로그래머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앞전에 언급했듯이 “이직”을 하지 않으면 현재 재직중인 회사에서 연봉 통보를 받으면서 2~3% 인상에 만족해야 했다. 그게 마음에 안들면 회사를 퇴사하고 이직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그래머들에게 일괄적으로 800만원씩이나 인상을 해준다는 것은 파격 대우나 다름없다. 특히 경력이나 연차가 적은 신입급 프로그래머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일단 난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제서야 IT 기업들의 경영진들이 “프로그래머”들의 대한 중요성을 깨달은 걸까? 넷마블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IT 서비스 대기업과 삼성, LG전자 같은 전자 대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과연 프로그래머들의 처우가 괜찮아질까?
이들 넥슨이나 넷마블에서 연봉을 인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언론들에게 하나둘씩 IT 프로그래머들을 띄우기로 한 듯 하다. 얼마전에 MBC 8시 뉴스에서 보도된 내용은 내가 4년차때에 느꼈던 상황이랑 꽤 많이 변했음을 실감케 해주었다.
위 뉴스의 내용은 프로그래머들의 몸값이 최근들어 폭등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넷마블에서 연봉을 일괄적으로 인상한 내용과 무관하지 않다. 위 뉴스에서 신입 프로그래머들에게 주식 1억을 준다는 내용을 보니 솔직히 좀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주요 방송사에서 보도된 내용이니 신빙성이 아예 없지는 않을 듯 하다.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프로그래머들에 생각이 살짝 달라지게 된걸까? 내가 지금까지 겪었던 프로그래머들에 대한 대우는 꽤나 박하고 근무 환경이 열악하기 짝이 없었는데 말이다.
최근까지도 연봉을 조금이라도 인상하기 위해서 이직을 단행했던 나로써는 어리둥절 한 뉴스이기도 하다. 위 뉴스에서는 주로 어플리케이션이나 게임, IT 서비스 대기업 위주로 나오기 때문에 나와는 상황이 좀 다르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 배달의 민족, 위에서 언급했던 게임 대기업들은 연봉적인 측면에서는 대우가 나쁘진 않았기 때문이다.
어느정도 괜찮았던 대기업에서 프로그래머들 확보를 위해 더 투자를 하는 것이니 나랑은 사실 상황이 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중견, 중소 규모의 회사들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대우는 여전히 박하고 열악하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짚어볼 부분이 있다. 과연 왜 IT 대기업들이 인력 확보를 위해 투자를 하는가이다.
사실 최근 산업 동향을 살펴보면 꽤나 빠르게 전환이 이루어 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거기에다 코로나 상황에 힘입어 비대면 아이템이 각광을 받으면서 “프로그래머”들의 수요가 폭증하기 시작했다.
요즘 우리 생활 곳곳에는 IT가 들어가지 않은 부분이 없을 정도로 우리 생활에 필수품 곳곳에는 IT가 숨어있다. 휴대폰을 비롯해서 전자제품, 가전제품, 음향기기, 자동차, 쇼핑, 은행업무 등등등 IT 가없는 세상은 살수 없을 정도로 IT는 이미 대중화 되어 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서 이들 서비스를 운영하는 “쿠팡” 같은 회사들이 엄청난 매출을 올리게 된다. 최근에 쿠팡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을 할 정도로 그 성장세가 꽤 무서운데, 쿠팡 서비스도 결국 서버와 웹, iOS나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하는 프로그래머들이 반드시 필요로 해진다.
따라서 자연스레 프로그래머들의 수요는 점점 많아진다. 하지만 한때 IT 기피 현상이 일정도로 많은 전공자들이 IT를 떠났고 열악한 대우와 처우에 인력 확보가 쉽지 않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에 이른다.
이런 상황은 소수의 대우가 좋은 대기업에만 프로그래머들이 몰리게 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발생한다. 그 외에 프로그래머들을 필요로 하는 중견이나 중소 기업들은 여전히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프로그래머들에게 이들 중견, 중소기업들이 인재 확보를 위해 갑자기 투자를 할 여력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또 분야에 따라서 대우와 처우는 살짝 다르다. 소위 “네카라쿠배” 라고 일컫는 IT 서비스 대기업이 주로 필요로 하는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머(앱, 웹, 서버)의 수요는 늘어나는 것을 떠나서 폭증하고 있으며 대우도 지속적으로 좋아지는 추세이지만, 필자가 하는 분야인 임베디드, 펌웨어 프로그래머는 그 수요와 대우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부분도 있다.
물론 나 스스로는 “프로그래머”에 대한 대우는 점점 좋아질거라고 확신한다.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시장 논리를 따를수 밖에 없게 되어있다. 프로그래머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어느정도 숙련되고 쓸만한 프로그래머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넥슨, 넷마블을 비롯한 IT 대기업들의 행보는 사실 예견되어 있던 거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조심스럽긴 하다. 대우와 처우가 좋아지는 회사는 아직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히 작은 규모의 회사에 종사하는 프로그래머들은 낮은 연봉과 열악한 근무 환경에 직면해 있다.
고무적인 부분은 위에서 언급은 했지만 이제 대한민국의 경영자들이 “프로그래머” 들의 중요성을 서서히 깨닫고 있다는 거다. 넷마블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서서히 주변으로 퍼지게 되는 것은 사실 시간문제이다.
개인적인 바램이지만 미국에서와 같이 프로그래머들이 성과를 내면 거기에 맞는 합당한 대우를 해줬으면 한다. 그리고 더이상 장시간의 근로와 불필요한 프로세스에 프로그래머들이 동원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프로그래머의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이글을 보는 학생들이나 프로그래머들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살짝 조언을 해주고 싶은게 있다.
단순히 돈을 많이 주거나 취업이 잘된다는 이유만으로 프로그래머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재미가 흥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돈을 많이 받고 취업이 잘된들 얼마 못가 프로그래머의 생활을 고민하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